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신산업 삼각축’으로 삼아 호남·충청·영남에 향후 10년간 역대 최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국가 산업 전략이 공식화됐다.
'회복에서 대도약으로, 초격차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60여 개 기업 관계자 100여 명도 함께 했다.
"삼각축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정 2년 차인 올해를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꿈이 시작되는 해’로 만들겠다며, 현 글로벌 AI 경쟁을 미국·중국이 사활을 건 국가 대항전으로 규정했다. 그는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대도약을 위한 삼각축”으로 제시하고, 이 세 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한국이 AI 혁명을 주도하는 초격차 산업강국으로 도약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직 속도전만이 살 길"이라며 용인·평택 거점이 전력·용수 한계에 달했다고 진단한 뒤, 용수와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남해안을 새 거점으로 지목하고 “앞으로 20~30년을 책임질 청사진”이라며 청와대에 직할 담당관을 두고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서남권 대규모 투자, 전국 단위 반도체 생태계 구축
정책 발표를 맡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속도전·거점전·선도전'을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 김 장관은 서남권에 대규모의 기업 투자로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생산능력을 5년 내 2배로 늘리고, 2040년대 중후반으로 예정됐던 팹 구축을 최대 12년 앞당기는 것이 그 핵심이다. 충청권은 첨단 패키징 거점, 동남·대경권은 소부장 공급망 허브이자 차세대 혁신 거점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1% 수준인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삼성, SK 4755조 투자
가장 관심이 쏠린 것은 이재용과 최태원 두 기업 총수가 직접 발표한 내용이었다. 이재용 회장은 광주 전공정 팹을 비롯해 충청·영남·인천을 아우르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삼성이 공식화한 투자규모는 평택·용인 클러스터 2030조 원을 포함하면 총 2655조 원 에 이른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SK는 반도체 공급 확장에 약 110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인(600조)·청주(100조) 투자를 조기 집행하고 서남권 신규 클러스터에 400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상품이 아닌 '지능'을 수출해야 한다며 AI 팩토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아울러 AI 데이터센터를 SK텔레콤 중심으로 15GW 규모로 각 지역에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1000조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용수·전력 논란과 정부 반박
이번 프로젝트의 발표를 앞두고 야권은 강하게 반발해왔다. 법적 근거도 없이 민간 기업 자본으로 특정 지역에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거나 호남이 부지·전력·용수·인재·생태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서남권 반도체 공장에 6.3GW 전력과 65만 톤 용수를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정부는 영산강·섬진강 유역 댐 활용으로 하루 100만 톤 이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고,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인프라 비용을 최대 100%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초대규모 공장을 검토 없이 지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직권남용 주장을 “행정지도이자 조성행정”이라고 일축했다.
실현 가능성 놓고 엇갈린 시선
이번 프로젝트를 놓고 의견은 엇갈린다. 회의론은 협력사 이전·전문 인력 확보·소부장 생태계 구축 등 복합 과제가 단기간에 풀리기 어렵다는 점을, 특히 수만 명의 숙련 인력 유치의 현실적 난관을 지적한다.
반면 낙관론은 두 기업 스스로 기존 클러스터만으로는 폭증하는 AI 반도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점, 서남권 재생에너지가 RE100 이행에 유리하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최태원 회장이 "이런 투자에도 공급 부족 해소가 어렵다"고 밝힌 것은 이번 투자계획이 기업가로서의 사업성 판단에서 비롯됐음을 시사한다.
“AI기본사회 실현, 대한민국이 바뀐다"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3대 메가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대한민국 전체에 미칠 파급 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반도체 수출 호조만으로도 실질 GDP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추산되고 삼성·SK의 대규모 팹 가동이 본격화되면 설계·소재·부품·장비 글로벌 기업들의 연쇄 입주로 집적 효과가 발생하고, 신규 고용 창출과 인구 유입, 지역 세수 증대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한 궁극적인 지역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호남(반도체)·충청(첨단 패키징·소재)·영남(AI 혁신·첨단부품)·인천(바이오)을 잇는 전국 첨단산업 벨트가 완성되면 반도체 초호황의 혜택이 수도권에만 주어지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산업 경쟁력과 사회적 파급 면에서도 전환점이 예상된다. 피지컬 AI 도입으로 주력 산업 생산성이 올라가며, 산재사망률도 줄어들 것이 분명하고, 일반 가정에 로봇이 보급되어 복지 수요에 대응할 수도 있다.
국민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AI를 활용하는 'AI 기본 사회'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실현한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3대 삼각축이 제대로 맞물린다면, 대한민국은 단순한 반도체 제조 강국을 넘어 AI 지능과 제조 생태계를 동시에 수출하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의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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