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세훈 '여론조사 대납' 1심 벌금 1천만원확정시 시장직 상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벌금 1천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오 시장은 202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후원자가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명씨의 여론조사 10건 중 5건을 오 시장이 의뢰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128751004

 

(관련기사)오세훈 측 "증거는 없는데 가능성만으로 판결…항소해 다투겠다"

https://www.yna.co.kr/amp/view/AKR20260722144300004

 

2. '명태균 여론조사' 엇갈린 유무죄…24일 김건희 대법원 선고 주목

대법원 2(주심 박영재 대법관) 24일 오후 2시 김건희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상고심을 선고한다. 김 여사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대선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3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하급심이 엇갈린 판단을 내리면서 대법원이 이를 어떻게 정리할지 주목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도 함께 다뤄진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168600004

 

3. 대통령, 방문서 젠슨 황·샘 올트먼 등 '빅테크 CEO' 만난다

청와대는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남미 3개국, 독일을 순방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4(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혹탄 브로드컴 CEO를 차례로 만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기업인도 동행한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반도체·AI 3대 메가프로젝트를 글로벌 자본과 연결하겠다고 설명했다.

https://www.koreancent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1385114

 

(관련기사)李대통령, 24일∼내달 3일 美•남미 3개국•독일 방문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129500001

 

4. "대통령, 근저당 이자 안 받기로증여세는 규정따라 처리"

청와대는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성남 분당 주택을 매도하며 설정한 177천만원 규모의 근저당과 관련해 매수인에게서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귀령 부대변인은 청와대 유튜브 방송에서 잔금 지급을 몇 달 유예하면 이자가 상당하지만 받지 않기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달 14일 해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했다. 청와대는 무이자로 발생하는 증여세 문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111300001

 

(관련기사)국힘, 李대통령 '근저당' 총공세…"불로소득 25억 국민에 환원"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123200001

 

5. 행안장관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 일관다른 통제수단 많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22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일관됐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경찰 수사를 견제할 다른 통제수단이 많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 입법은 국회 논의에 맡겨진 상태다. 국민의힘은 경찰 견제를 위해 보완수사권 존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입법 과정에서 여야 대치가 예상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140800530?section=society/all&site=major_news01

 

(관련기사)법사소위에 '보완수사권 존치' 법안 올랐지만…"남용우려" 반론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112900001

 

6. 선관위 "국조특위 검증범위 합의하면 선관위 서버도 공개 가능"
강동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직무대리는 22일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검증 범위에 합의가 이뤄지면 선관위 서버를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직무대리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다른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공개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서버에는 임기 중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 자료만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철환 위원장 직무대행도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090400001

 

7. 작년 1인 가계순자산 2.7주가·집값 올라 4년만에 최대폭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7475만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보다 9.1% 늘어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주식 등 자산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가구당 순자산은 63427만원으로 추정됐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가치가 늘면서 국민순자산은 24561조원으로 2.2% 증가에 그쳤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084000002

 

8. '어디살든 제대로 치료'…취약지 산모등록제·공공보건의원 추진

보건복지부는 2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어디 살든 제대로 치료받는 모두의 의료보장'을 목표로 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의료취약지부터 산모등록제를 도입해 임신·출산·산후 관리를 지원한다. 공중보건의 감소로 의료공백이 커진 농어촌에는 공공보건의원을 만들어 순회진료 등 거점 역할을 맡긴다. 중증모자의료센터를 2곳에서 6곳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095800530

 

(관련기사)李대통령 "의료수가체계 합리화해야…공공의료 국가책임 강화"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114100001

 

9. 노동부, '노란봉투법' 쟁의 기준 정립 착수현장 혼선 최소화

고용노동부는 22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쟁의 범위를 둘러싼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쟁의 기준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차담회에서 노사에게 법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는 자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일정한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 3월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노동쟁의 대상이 사업 경영상 결정까지 확대됐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082500530


10. "李대통령은 소년범" 모스탄 명예훼손 혐의 기소…추가 출국정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16일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전 미국 리버티대 교수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탄 전 교수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DC 기자회견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성폭행·살인에 연루돼 소년원에 수감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탄 전 교수에 대한 추가 출국정지 조치도 내려졌다. 앞서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지난해 7월 그를 고발했다.

https://www.koreancent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1385198

 

11. , 11일째 이란 공습…"테헤란 북동부에도 폭음·방공망 가동"

미국 중부사령부는 21(현지시간) 이란의 군사시설을 겨냥한 11일째 야간 공습을 마쳤다고 밝혔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위협하는 이란의 군사 역량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습으로 수도 테헤란과 북동부 일부 지역에서 방공망이 가동됐고, 남부와 북서부 타브리즈 등 이란 전역에서도 폭음이 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 추가 타격을 예고했고, 이란은 즉각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047451009

 

12. GPT 최신모델이 멋대로 외부 해킹사상 초유의 'AI 보안사고'

오픈AI 21(현지시간) 최신 AI 모델 'GPT-5.6 '과 일부 미공개 모델이 내부 평가 도중 통제를 벗어나 개방형 AI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해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외부와 격리된 '샌드박스' 환경에서 시험했으나, 모델들은 제로데이 취약점으로 통제망을 뚫고 인터넷에 접속했다. 이후 허깅페이스에서 인증 정보를 탈취하고 서버를 해킹했다. 오픈AI는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038800091

- 청년 고용률 26개월 연속 하락… 6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
- 벨기에가 26년 전 시행한 '로제타 플랜', 한국이 못할 이유 없다

 정부가 지난 14일 내놓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의 핵심은 중장기 청년 일자리 대책이다. 2030년까지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3대 메가프로젝트와 신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청년 전문인력을 20만 명 이상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세부 내용을 담은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 3분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여기에는 결정적인 빈칸이 있다. 훈련은 청년의 실력을 키우는 일이지, 기업의 채용문을 여는 일이 아니다. 지금 청년이 취업하지 못하는 이유가 실력 부족이 아니라 신입을 뽑지 않는 채용 관행에 있다면, 20만 명을 길러내도 결과는 '더 잘 준비된 청년의 더 긴 대기'에 그친다.

 

빈칸을 메울 재원과 수단은 이미 논쟁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 반도체 호황이 만든 초과이윤이다. 정부 부처가 이 돈을 어떻게 쓸지를 놓고 두 달째 공방을 벌이는 지금, 빠져 있는 질문은 하나다. 누구에게 먼저 쓸 것인가.

 

■반도체는 웃는데, 청년은 26개월째 밀려나고 있다

성장의 숫자는 좋다. 지난 5월 수출은 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절반 넘게 늘었고, 그중에서도 반도체는 두 달 연속 세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한국은행도 지난 16 '경제상황 평가'에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에도 반도체 호조와 AI 투자에 힘입어 올해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보고서의 다른 쪽 진단은 정반대다.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이 반도체와 IT 제조업에만 집중되고 나머지 산업과 고용은 뒤처지는 '불균등 성장'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과 고용이 갈라서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중앙은행이 공식 문서로 확인한 셈이다.

 

청년 지표는 그 갈라섬의 가장 날카로운 단면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6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체 취업자는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청년 고용률만은 43.9%로 주저앉았다. 2024 5월부터 시작된 하락이 26개월째, 2 2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청년 열 명 중 넷만 일자리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직전 5월의 충격은 더 컸다. 청년 취업자가 1년 사이 25만 명 넘게 사라졌다.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1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같은 달 전체 고용률도 떨어지긴 했지만, 청년층의 하락 폭은 그 다섯 배에 달했다. 경기가 나빠 모두가 함께 어려운 것이 아니라, 유독 청년에게만 충격이 집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공식 실업률은 실상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한다. 5월 청년 실업률은 7.2%였지만, 취업 준비생과 구직단념자, 그리고 더 많이 일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청년까지 더한 확장실업률은 16.6%로 뛴다. 청년 여섯 명 중 한 명 이상이 사실상 실업이거나 불완전 취업 상태라는 의미다.

 

아예 노동시장 밖으로 걸어 나간 청년도 늘고 있다. 일하지도, 구직하지도 않고 그냥 쉬었다고 답한 청년이 올해 1 47만 명에 육박해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이 흐름이 30대까지 옮겨붙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30 '쉬었음' 인구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기의 실업이 한때의 통과의례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 구간으로 굳어져 넘어가고 있다.

 

■훈련이 부족한 게 아니라, 뽑지 않는 게 문제다

왜 성장의 과실이 청년에게 닿지 않는가. 첫 번째 이유는 성장을 이끄는 산업의 성격에 있다. 반도체 산업은 초호황이지만 제조업 내 반도체의 고용 비중은 약 4%에 그쳐 고용유발 효과가 크지 않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도 '고용 없는 성장' 비판에 대해 반도체 분야는 취업유발계수가 높지 않다고 인정했다. 전체 수출 증가세에도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자동차, 기계 등의 수출은 감소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산업은 가라앉고, 고용유발 효과가 약한 반도체 산업만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두 번째 이유가 더 결정적이다. 채용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국가데이터처는 경력직·수시채용 확대가 청년층 취업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수시·경력직 채용을 늘리면서 신입으로 들어가기가 여의치 않아졌고, 청년의 첫 취업 시기는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 취업난 속에 학교에 더 오래 머무르는 20대 후반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서 정부 대책의 한계가 드러난다. 'K뉴딜 아카데미'는 대기업 등이 주도해 해당 기업에 특화된 직업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20만 명 육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공급 측면의 처방이다. 청년의 숙련도를 높이면 기업이 뽑을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

 

진단은 정반대를 가리킨다. 기업이 신입을 뽑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 훈련만으로는 '고학력 쉬었음'이 늘어날 뿐이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치를 당초 16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낮춰 잡았다. 중동전쟁의 영향에다 건설투자 회복 지연, 반도체 외 산업의 생산 둔화가 제약 요인으로 꼽혔다. 시장이 알아서 청년을 흡수해 주기를 기다릴 수 있는 국면이 아니다. 수요 측면을 직접 건드리는 정책이 함께 가지 않으면, 3분기에 나올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도 훈련 예산의 재배열에 그칠 공산이 크다.

 

■초과이윤 논쟁, '분배냐 투자냐'가 아니라 '누구에게 먼저냐'

마침 정부는 재원의 문을 열어둔 논쟁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반도체를 '공공재'로 표현하며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논의를 제안했고, 야권을 중심으로 '거위 배 가르기'라는 반발이 나왔다. 산업통상부는 삼성전자 노사 임금 협상에서 언급된 '영업이익 N%'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별도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14일 고용노동부 주최 토론회에서 김영훈 장관은 "천문학적인 AI 성과는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낸 이익의 총량"이라며 AI 시대에 맞는 인간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정한 분배가 다시 건강한 재투자로 이어져 상생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것이 사회계약의 요체라는 주장이다. 하루 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한 시대의 횡재가 다음 시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그 부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기업 이익 활용의 최우선 원칙은 생산적 재투자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장이냐 분배냐. 익숙한 대립이다. 그러나 이 논쟁에서 빠진 질문은 따로 있다. 그 돈을 누구에게 먼저 쓸 것인가.

 

청년에게 먼저 써야 한다. 근거는 감성이 아니라 초과이윤의 형성 구조 자체에 있다. 김영훈 장관 스스로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윤은 정부 세제 혜택 및 인프라 지원과 노동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과이윤에는 조세로 조성된 공적 자원이 이미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40년간 그 조세를 부담할 세대가 지금 노동시장 바깥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배분의 오류다. 미래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김정관 장관의 명제를 끝까지 밀고 가도 결론은 같다. 가장 확실한 미래 자산은 설비가 아니라 사람이다.

 

여권이 초과이윤 논쟁을 '기업 친화냐 반기업이냐'의 소모적 프레임에서 끌어내어 '미래세대에 대한 생산적 재투자'라는 언어로 재구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장관의 주장은 청년이라는 수취인 앞에서 대립하지 않는다.

 

■벨기에는 26년 전, ‘채용그 자체를 정책 대상으로 삼았다

수요 측면을 직접 건드린 선례가 있다. 1999년 다르덴 형제의 영화 '로제타'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벨기에 청년들이 일자리 제도를 손질하라며 집회에 나섰고, 벨기에 정부는 이듬해인 2000년 청년고용정책 '로제타 플랜'을 실시했다. 50인 이상 사업장은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채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의무고용을 위반한 고용주에게는 벌금이 부과되고, 이행하는 기업은 사회보장기여금을 감면받는 구조로 청년 고용을 유도했다. 한시 대책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시작일자리협약' 체계로 제도화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효과는 과장하지 않는 편이 정직하다. 벨기에 청년실업률은 로제타 플랜 시행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20% 안팎을 오르내린다. 의무고용이 청년실업률 자체를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중장년 역차별, 저질 일자리 양산, 제도 피로감 같은 부작용 지적도 뒤따랐다.

 

그럼에도 이 제도가 남긴 의미는 각별하다. 청년 실업을 개인의 노력 부족이나 시장의 자동 조정 대상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구조적 과제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훈련과 수당이 아니라 채용 그 자체를 정책 대상으로 삼은 최초의 제도적 실험이었다. 26년 전 자본주의 선진국 벨기에가 넘어선 선을, 지금의 한국이 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한국판 로제타 플랜, 이렇게 설계하자

첫째, 초과이윤 기반 사회연대기금이다. 반도체·플랫폼·금융 등 초과수익 산업의 이익 중 일정 기준을 넘는 구간에 대해 특별목적세 또는 기금 출연 방식을 설계하고, 재원을 청년 고용과 청년 주거에 우선 배정하는 원칙을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경기순응성 차단이다.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면 기금이 마른다는 반론은 정당하다. 호황기에 적립하고 불황기에 지출하는 안정화기금 구조를 처음부터 못 박아야 정권 교체와 경기 사이클을 넘어 살아남는다.

 

둘째, 단계적 청년 의무고용이다.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부터 전체 고용의 2~3% 범위에서 청년 신규 채용 목표를 부여하고, 이행 기업에는 사회보험료 경감·직업훈련비 세액공제·정부 조달 가점을 제공한다. 장기 미이행 기업에는 부담금을 부과해 청년고용기금으로 환류시킨다. 다만 한국은 대기업 고용 비중이 낮아 300인 이상에만 걸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2011년 발의됐던 '한국판 로제타 법안' 7만 명 고용 창출을 추산한 전례가 있는 만큼, 지금의 노동시장 구조로 다시 계산한 수치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

 

셋째, 고용의 질을 함께 묶어야 한다. 의무고용이 초단기 계약이나 쪼개기 채용으로 대체되지 않도록 최소 계약기간, 직무훈련 제공, 동일가치노동 동일보상 원칙을 결합해야 한다. 첫 일자리를 준다는 명분 아래 저임금 일자리만 늘어난다면 제도의 정당성은 오래가지 못한다. 벨기에가 겪은 부작용이 바로 이 지점이었다.

 

■취업해도 모을 수 없다면, 그것은 회복이 아니다

고용 대책만으로는 절반이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청년 가구 열 곳 중 여덟 곳 이상이 전세나 월세로 산다. 자기 집을 가진 청년은 드물다는 얘기다. 그사이 서울 원룸 평균 월세는 73만 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거 부담을 재는 국제적 기준으로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이 있다. 이 비율이 30%를 넘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본다. 서울 청년의 평균은 이미 그 임계선에 바짝 붙어 있다.

 

문제는 월세만이 아니다. 국무조정실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서 청년이 가장 많이 쓰는 항목은 주거비와 식비였고, 이 둘만으로 소득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사는 곳과 먹는 것,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을 해결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뜻이다. 저축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애초에 불가능한 구조다.

 

취업에 성공한 청년조차 자산 형성의 출발선에 서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자리를 얻어도 월세가 먼저 가져가고, 남은 돈으로는 다음을 준비할 수 없다. 고용난과 고주거비가 겹치면 청년은 소득이 정체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층 상승의 경로 자체를 잃는다. 사다리가 끊긴다는 말은 비유가 아니다.

 

따라서 사회연대기금의 일정 비율은 청년주거계정으로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 임대료 부담이 소득의 30%를 넘는 청년에게 월세와 보증금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임대와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을 노동시장 진입 정책과 연동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일정 기간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한 청년에게 보증금 저리 대출과 매칭 저축, 공공주택 우선 접근권을 주는 자산형성 연계형 설계도 검토할 만하다. 일자리와 집은 청년에게 별개의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조건이다.

 

■성장이 청년에게 닿지 못하면, 성장의 정치도 오래가지 못한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여기서 얻을 정치적 함의는 분명하다. 청년은 수사(修辭)로 설득되는 세대가 아니다. 성장률과 구호가 아니라 자신의 일자리·월급·월세에서 변화를 체감할 때 비로소 정치를 평가한다.

 

한국은행은 비용 충격과 불확실성 확대가 중소 제조업체의 고용을 뚜렷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자율 회복을 기다릴수록 청년의 이탈은 30대까지 확장되며 되돌리기 어려워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3분기에 나올 대책이 훈련 예산 재배열에 머물지 않는 것, 그리고 초과이윤 논쟁이 부처 간 입장 차 확인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반도체 호황이 만든 초과이윤을 어디에 쓸 것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어떤 국가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26년 전 벨기에가 내린 결단을 오늘의 한국이 더 정교하게 재설계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 결단의 이름이 한국판 '로제타 플랜'이어야 한다.

•고재학 | 에디터(전 한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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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세우는 방식만 바꿔온 50한 줄이든 여러 줄이든 고통의 총량은 그대로다
- 서울대 10개 만드는데 드는 돈 국가 예산의 0.5%…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
- 박정희 시절 고교 평준화의 본질은 재정 평준화…독재자였기에 가능

 

메가스터디 창업 멤버이자 일타강사 출신으로 교육정책 전문가로 활동했던 이범 교육평론가가 19일 스픽스TV 전계완 대표와 특집 인터뷰를 갖고 한국 교육 경쟁의 뿌리를문화나 국민성이 아니라 대학 간 재정 격차로 지목했다.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한국 교육 정책 50년사를 연구 중인 그는 우리 교육 정책이 지난 4~50년간 실패한 이유는 고 이해찬 전 총리의 한 줄 세우기 보다 여러 줄 세우기가 좋다는 발상을 진보와 보수가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맛집 앞에 줄이 길다고 줄 세우는 기준을 여럿으로 바꾸어도 고통의 총량이 줄어들진 않는다는 것. 결국 핵심은 맛집을 늘리는 것이라는게 그가 제시한 해법..

 

이 평론가는 19일 방송된 인터뷰에서 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 데이터를 서울대 6천만 원, 연고대 4천만 원, 서강·성균관·한양대 3천만 원, 중앙·경희·외대·시립대 2천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를 우리가 아는 대학 서열과 거의 일치한다명문대 선호를 학벌 때문이라 설명하지만, 졸업생도 명성도 없던 포스텍·카이스트·한예종이 단기간에 최상위권이 된 것은 오직 투자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교육의 결정적 문제가 초중고가 아닌 대학에 있다고 보았다. 전체 대학 평균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천만 원대로 OECD 평균 3천만 원의 70%에 그치고,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가장 나은 서울대조차 OECD 평균과 같은 14~15명이라는 것. “대학 간 불평등이 교육의 질 격차로, 다시 사회 진출 후 역량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를 두고 경쟁을 줄이자는 말은 공염불이라고 비판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는 거점 국립대에 대한 대규모 재정 투입과 법제화, 국립대 법인화, 사립대 정부 지원 확대를 통한상향 평준화를 제시했다. 지표는 밝지 않다. OECD 학교 행복도 조사에서 한국은 22개국 중 꼴찌, 청소년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30% 높아졌다. 그는필요 재원은 4조 원, 국가 예산의 0.5%”라며문제는 돈이 아니라 발상이라고 말했다.

 

지금 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과거와 비교해 어떤가.

-한두 세대 전과 비교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영어만 봐도 발음과 말하기·듣기 능력이 확연히 달라졌다. 국가 간 아이큐 비교에서 한국은 늘 1~2위다.

 

그런데도 교육이 나라를 망친다는 말이 나온다.

-양면성이 있다. OECD학교에서 행복하냐고 묻는 조사에서 한국은 22개국 중 꼴찌다. 청소년 자살률은 OECD 평균 수준이었는데 최근 10년 사이 평균보다 30% 높아졌다. 청소년 우울증 비율도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한국의 교육열은 어디서 왔나.

-천 년 가까이 시행된 과거 제도가 불씨다. 신분이 시험을 통한 능력 측정과 연결된 나라는 중국·한국·베트남 정도밖에 없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농지개혁이다. 소작농이 자작농이 되며 자산과 소득이 생기자 비로소우리 애 대학 보내볼까가 가능해졌다.

 

교육 정책이 실패했다고 보는 이유는.

-한 줄 세우기보다 여러 줄 세우기가 좋다는 발상을 진보와 보수가 함께 공유했기 때문이다. 유명한 맛집 앞에 줄이 길다고 해서 줄 세우는 기준을 여럿으로 바꾸면 고통의 총량이 줄어드나. 맛집이 한 곳뿐이라 안 줄어든다. 핵심은 맛집을 늘리는 것이다.

 

그 맛집이 서울대인가.

-그렇다. 선발 방식만 바꾸면 적성이 다양한 학생이 좀 들어올 뿐 고통의 총량은 그대로다. 이미 부분적 성공 사례가 있다. 포스텍,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다. 서울대 밖에 별도로 만든 대학인데 모두가 맛집으로 인정한다. 비결은 과감한 투자였다.

 

학생 1인당 교육비 격차는 어느 정도인가.

-학생을 위해 투자하는 돈이다. 서울대가 연 6천만 원, 연고대 4천만 원, 서강·성균관·한양대 3천만 원, 중앙·경희·외대·시립대 2천만 원 정도다. 대학 서열과 거의 일치한다. 투자가 늘면 교수진, 프로그램, 설비, 교수 대 학생 비율이 모두 좋아진다.

 

학벌 때문이라는 통념은 어떻게 반박하나.

-포스텍·카이스트·한예종은 설립 당시 학벌이 없었다. 졸업생이 없으니 동문 네트워크도 사회적 권력도 없었다. 그런데 얼마 안 돼 서울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교육의 질이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 수험생이 가장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국제 기준으로 보면 우리 대학은 어디쯤인가.

-서울대는 세계 100대 대학에 안정적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14~15명으로 OECD 평균과 똑같다. 종합대 중 가장 나은 곳이 평균이라는 뜻이다. 전체 대학 평균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천만 원대로 OECD 평균 3천만 원의 70%.”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필요한 재원은.

-4조 원 정도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0.5%. 물론 급하게 늘리면 대학이 소화하지 못할 수 있고, 오래 차별받아온 거점 국립대에는 내부 개혁과 거버넌스 개혁도 함께 필요하다.

 

사립대는 어떻게 해야 하나.

-사립대도 이미 필요 경비의 30% 정도를 정부에서 받고 있다. 미국 사립대조차 정부 지원에 묶여 있다는 것을 트럼프의 하버드 압박이 보여줬다. 지원을 받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지원 비율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려 국공립대와 보조를 맞추는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

 

박정희 고교 평준화를 거론하는 이유는.

-입시 제도로만 이해하기 쉬운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재정 평준화였다. 국고를 대규모로 투입해 사립고를 정부 의존형으로 바꾸고 사학연금까지 정상화했다. 그건 독재자였기에 가능했다.

 

대학이 바뀌면 초중등 경쟁은 줄어드나.

다른 나라는 중하위권이 사교육비를 많이 쓰는데 한국은 상위권일수록 더 쓴다. 스카이라 뭉뚱그리지만 서울대 6천만 원, 연고대 4천만 원으로 내부 격차가 크다. 상위권 대학들이 상향 평준화돼 어디를 가도 비슷한 교육을 받는다는 신뢰가 생겨야 경쟁이 완화된다.

 

정치권 반응은 어땠나.

-의외로 교육 상임위 등 교육 전문성을 갖췄다는 의원들이 뜨뜻미지근했다. ‘서울대 몇 개 만들어봐야 경쟁이 얼마나 줄겠냐는 냉소가 많았다. 오히려 지역 균형발전을 고민한 그룹이 적극적이었다. 성공하려면 대학 균형발전법 같은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원용민 |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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