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토 방산 특수는 지금뿐…제도적 기반 다져야 진입 가능
- 방산 파트너십 2.0은 배타적 유럽 시장 뚫기 위한 열쇠
- 잠수함 사업 독일 행…빚 진 캐나다에 계속 요구해야
- 몽골의 진정한 가치는 남북 화해의 숨은 통로
- 현대전 판도 바꾼 드론, 강대국 괴롭히는 가성비 높은 비대칭 전력
(진행 전계완 | 스픽스 대표 - 스픽스TV [역전의 용사들] 2026.07.09 방송)
나토 조달 기본 협정 추진의 의미
•전계완: 나토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과 조달 기본 협정 체결을 추진한다고 나왔는데 어떤 의미인가.
•이석수: 나토 방산 시장이 커지는 건 사실이지만 유리하기만 한 건 아니다. 이번 방산 특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위협 증가, 트럼프가 나토에서 발을 빼는 상황이 겹쳐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긴 것이다. 나토의 생산 시설이 부족해 수요를 못 채우니 우리 방산업체가 그 조달을 맡고 있다. 나토 방산이 정상화되어 우리가 다시 개입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해 조달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행정적 기반을 다지려는 목적이다. 우리 기업이 입찰 자격을 갖추고 연간 15조 원 규모의 공동 구매 시장에 들어갈 길을 여는 것이다.
유럽 방산 강국들이 생산 공백을 겪는 이유
•전계완: 독일·영국·프랑스·스페인 등 방산 선진국이 많은데 왜 대한민국이 필요한가.
•이석수: 독일은 전범국이라 드러내 놓고 추진하기 어려웠다. 첨단 기술은 상당 수준이지만 국제사회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대응해 온 역사가 있어 생산 역량이나 시설이 충분치 않다. 근본적으로는 냉전 해체 후 유럽 전체가 평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무기 획득과 국방비 지출에 열의를 갖지 않았고, 수요가 줄면서 산업이 자연스럽게 축소됐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황이 급변하고 미국마저 발을 빼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나토의 한국 초청 배경과 방산에 집중한 이유
•전계완: 한국 대통령이 어떻게 나토 정상회담에 초대받아 갔는가.
•이석수: 국력 덕분이다. 나토 회원국은 32개국인데 정상회담에 IP4라 해서 인도·태평양 네 나라, 즉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가 초청된다. 나토에게 한·일은 군사적으로 필요하고, 호주와 뉴질랜드는 나토가 아·태 지역에 발을 들여놓기 위한 파트너로서 의미가 있다.
•전계완: 대통령이 방산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간 것은 대한민국의 어떤 필요성 때문인가.
•이석수: 우리에게 가장 큰 건 한반도 평화에 대한 나토 국가들의 지지와 방산 시장 확보 두 가지다. 나토 국가들과는 가치와 신뢰를 공유하고 있어 그 바탕 위에서 방산 시장을 개척하려고 이번에 대통령이 집중한 것이다. 이번 나토 회의 자체가 국방 투자·방산·우크라이나 지원 세 가지를 핵심 주제로 삼았고, 그중 대통령이 가장 집중한 것은 방산이다. 안규백 장관이 대통령을 수행한 것도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탈락 둘러싼 평가
•전계완: 캐나다 잠수함 60조 프로젝트가 독일로 넘어갔는데, 카니 총리가 전화까지 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
•이석수: 캐나다가 우리를 존중해 미리 통보하는 예의를 갖췄고, 나토 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방산·에너지·핵심 광물 등 협력 의제를 논의했다. 잠수함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양국의 경제·안보·방위 협력이 지속되는 관계이므로, 이번 결정으로 캐나다는 우리에게 큰 빚을 졌다. 앞으로 캐나다가 더 호의를 베풀 것으로 기대한다. 전력 운용의 표준화와 상호 운용성을 위해 한쪽으로 물량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선정 탈락에 섭섭해 관계를 악화시키면 두 번 지는 셈이니 화가 나도 웃으면서 다음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다만 국내 정치가 비판해 주면 그것이 대통령의 협상 지렛대가 된다는 이론도 있다.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나토 재무장
•전계완: 나토 32개국이 연간 2500조 원 규모의 국방비를 쓰는데, 이 시장을 어떻게 봐야 하나.
•이석수: 파이낸셜 타임스가 냉전 이후 나토 국가들이 최대 규모의 재래식 재무장을 시작했다고 짚었다. 미국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을 돕지 않았다며 트럼프가 계속 압박하고 있고, 이런 불협화음과 불안정성 속에서 나토 국가들은 자주국방을 할 수밖에 없다. 과거 오바마·바이든 때 목표였던 GDP 2% 지출조차 안 지키던 나라들이 트럼프가 목을 조이니 지금 많이 증액하고 있다. 2030년까지 5%로 늘리기로 약속했으니 시장은 5천조~6천조까지 확대될 것이다. 다만 유럽·나토라는 블록이 있어 개별 진입으로 점유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큰 장애물이다.
방산 파트너십 2.0 제안, 배타적 시장 뚫기 위한 것
전계완: 단순 판매가 아니라 공동 운용까지 하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석수: 대통령이 나토 방산 포럼에서 방산 파트너십 2.0을 제안했다. 함께 연구하고, 만들고, 운용하자는 것이다. 무기 판매 외의 영역에서 나토와 같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 진입하고 우리 몫을 넓히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가성비와 정확한 납기로 승부하는 우리로서는 외교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배타적인 유럽 방산 시장의 점유를 확대하기가 어렵다. 유럽의 모토가 '우리 돈으로 우리가 생산하고 우리 일자리를 만든다'인 만큼, 방산 시장을 뚫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무기는 전쟁을 일으키는가, 막는가
•전계완: 공동 운용은 전쟁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 것 아닌가. 학계 논쟁은 어떤가.
•이석수: 유럽 국가들이 강력한 자주국방 체제를 갖춰 무기를 충분히 조달하면 러시아가 함부로 못 하니 평화가 온다. 무기는 기본적으로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갖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다만 학계에는 '시큐리티 딜레마'라는 개념이 있다. 서로 안전하려고 무기를 늘리면 그것이 상대에게 위협이 되고, 상대도 다시 증강해 안보 위협이 증폭되며 군비 경쟁이 이어진다는 학설이다. 그래도 전쟁을 일으키려는 나라는 극소수이므로, 전적으로는 아니어도 무기가 평화에 기여하는 기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방위산업은 국가 생존의 문제
•전계완: 그토록 어려운 시장에 왜 대통령이 직접 방산을 챙기는가.
•이석수: 방위산업의 본질은 국가의 안보다. 방위산업이 발전하지 않으면 자주국방을 이루기 어렵다. 방산은 경제 문제이자 안보 문제라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방산업체가 실력을 키우면 국방력이 강화되고, 여분을 해외에 팔아 수익을 내면 그것을 R&D에 재투자해 더 나은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다시 안보에 투입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억지력을 갖게 된다. 반도체, 방위산업, 조선이 한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분야로 꼽히는데, 방산은 경제적 이득만으로 계산할 수 없는 국가 생존의 문제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토 진출, 일시적 특수인가 구조화된 기회인가
•전계완: 나토 진출에 다른 장애 요인은 없나.
•이석수: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번 진출이 제도적로 열린 결과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이란 전쟁으로 인한 특수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유럽 방산업체가 생산을 못 하고 미국도 이란에 모든 것을 투입해 여분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공백을 노린다는 시각이다. 상황이 정상화되고 유럽 업체들이 생산 시설을 증설해 자기들끼리 공동 투자·생산하면 우리가 역할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대통령이 이 점을 정확히 포착해, 순간적인 공급 공백 메우기가 아니라 공동 연구·생산·운영을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을 구조화·제도화하려는 의도로 방산 정상외교를 펼친 것이다. 조달 기본 협정으로 그 체제 안에 들어가면 시장 규모와 무관하게 우리 기업이 진입할 수 있게 된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몽골의 특별한 가치
•전계완: 몽골 방문의 목적은 광물 자원때문인가.
•이석수: 그것도 있지만 외교적으로 특수한 위치에 있다. 일찍이 북한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해 한반도 평화와 관련, 특수한 지위를 갖는다. 김대중 대통령도 몽골이 동북아 안보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중시했다.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국빈 방문은 15년 만이라 친선과 신뢰를 다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여기에 핵심 광물, 에너지, 보건·의료, 식량 안보 등이 의제로 거론되며, 우리가 개발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하고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하는 합의도 이끌어 낼 것으로 본다. 나아가 몽골과 북한의 오래된 대화 통로를 남북 화해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한국을 좋아하는 몽골, 그 특별한 친밀감
•전계완: 한국과 몽골이 국가 연합을 하자는 제안도 있지 않았나.
•이석수: 몽골은 우리나라를 무척 좋아한다. 국방대학교에 매년 대령급 이상 외국 장교들이 교육을 받으러 오는데, 몽골 장교들이 한국말을 가장 잘하고 영어를 안 쓸 정도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다. 90년대에 몽골의 낙후된 경제에 한국의 기술과 산업 역량을 이전하고 한국어도 가르치며 국가 연합을 추진하자는 제안이 실제 있었지만 논의로 이어지진 못했다. 카자흐스탄처럼 몽골 반점이 있는 지역과의 유사성을 우스갯소리로 말하기도 하는데, 정치·경제 체계는 한국적 정서로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뒤처져 있다. 우리가 억지로 맞출 이유는 없고, 상호 이익 분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드론의 가치
•전계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전쟁 양상을 바꾸고 있다는데 어떤가.
•이석수: 적을 괴롭힐 수는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역할이 점점 커진다. 우크라이나는 2천 킬로 이상 장거리로 러시아를 타격하는데, 드론 한 대가 3천만~7500만 원 정도로 토마호크 같은 정밀 무기가 20억~30억 원인 것과 비교가 안 된다. 값싼 것을 많이 활용할 것이냐, 비싸고 정밀한 것을 쓸 것이냐의 문제인데, 드론은 약소국이 강대국을 괴롭히는 데 매우 좋은 수단이다. 이란 전쟁에서 미국·이스라엘이 전전긍긍하는 것도 드론 때문이다. 며칠이면 끝날 줄 알았던 전쟁들이 끝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2022년 2월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드론 전력과 조직 개편**
•전계완: 우리 드론 전력은 괜찮은가.
•이석수: 드론 전쟁을 개념적으로만 생각하고 군 관계자들조차 실감을 못 하는 것 같다. 드론은 현대전의 핵심 무기다. 현대전은 야포·정밀탄 등 모든 무기를 동시에 동원해 적을 괴롭히는 것인데, 드론이 거기에 더해져 전쟁 양상을 크게 바꾼다. 소형·대형·장거리 공격 드론 확보와 병사 양성을 말하지만 구체적이고 실감 있는 접근이 부족하다. 이번에 드론 작전사령부를 국방 드론 본부로 개편했는데, 드론 운영은 중앙집권과 각 군 분산 두 방식이 있고 지금 추세는 각 군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중앙에 집중되면 한 곳이 공격받았을 때 운용을 못 하고, 각 군이 독자적으로 활용해 합쳐질 때 총합 전력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론 전력을 육·해·공군으로 나눠주는 엄청난 구조적 변화다.
가공할 북한 드론 전력과 대드론 과제
•전계완: 북한 드론 전력은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방어해야 하나.
•이석수: 정말 가공할 만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해 실전을 경험한 것은 엄청난 것이다. 드론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초기에 우세했다가 지금은 거의 대등하게 교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악 지대라 지상군 이동이 불편하고 통신·전파 장애가 많아 드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드론과 미사일을 함께 보내면 방공망에서 둘을 구별하기 어려워 요격기를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게 되고, 고가의 요격기가 고갈된다.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고전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정부 요인 등 주요 인사에 대한 드론 공격 위협도 무시무시하다. 드론 전력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적의 드론을 막는 대드론 능력과 전략이 지금 무척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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