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내려놓는 선택 쉽지 않아…정청래 출마 가능성 0에 수렴
-김어준 행보는 ‘자산 리밸런싱’ 아닌 ‘디커플링’ 과정
-'촉법’, ‘용역'은 비평 아닌 정치 행위…’종북 좌빨’ 프레임과 같다
-2030이 담론 버린 게 아니라 기댈 담론이 없었다
(진행 전계완 | 스픽스 대표 - 스픽스TV [역전의 용사들] 2026.07.12 방송)
정청래, 진다고 생각 안 할 것
•전계완: 정청래 전 대표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하헌기: 출마 선언문 같은 메시지를 다듬는 과정으로 본다. 정 전 대표가 그동안 '대통령 순방 중에 소음을 만들어 국정 운영을 훼방하는 자기 정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시점에 출마 선언을 하면 부담이 되니 이 기간을 넘기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전계완: 출마는 이길 수 있느냐, 혹은 못 이겨도 의미 있는 성적을 얻을 수 있느냐가 기준인데…
•하헌기: 정 전 대표는 자신이 진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물러설 때 물러서고 양보할 때 양보해서 자산을 남길 줄 아는 정치인은 극소수다. 안철수 의원이나 송영길 전 대표처럼 내려놓는 선택은 쉽지 않다. 보통은 '내가 당 대표하는 동안 그렇게 잘못했나, 이건 나에 대한 린치 아닌가, 이 억울함을 유권자의 선택으로 풀겠다'고 생각한다. 조국도 그랬고 정 전 대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정치인이 삐지면 공동체에 해를 입힌다
•전계완: 지방선거에서 이겼다고 진짜 믿는 건가.
•하헌기: 스코어로만 치면 서울을 뺏겼어도 총점은 이겼다. 보궐선거는 의석이 줄었으니 진 것이다. 결국 중요 과목 성적이 낮았으니 사실상 진 것이라고들 해석하는 건데, 정 전 대표는 오롯이 본인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100% 당의 잘못이라는 건 없고 정부에 대한 평가도 포함돼 있는데 정청래 100% 책임으로 돼 있으니 반발심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도자와 정치인은 억울한 일투성이다. 정치인이 삐지기 시작하면 공동체에 큰 해를 입힌다. 윤석열이 그랬고 조국도 마찬가지다.
•전계완: 그 감정이 실제로 표출되고 있다고 보나.
•하헌기: 조승래 사무총장이 슬쩍 내비쳤다. 예컨대 공소 취소 문제는 실제로 지방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당에서 처리한 것이지만 유권자는 그걸 '저 정부 사이드 아니냐'고 본다. 그런데 그런 직언은 못 하니 변죽만 울려서, 김민석 전 총리가 총리 신분으로 당권 도전을 시사한 게 영향을 줬다는 식의 이치에 닿지 않는 얘기를 한다. 서운함이 조금씩 삐져나온 셈이다.
정청래 불출마 가능성 0에 수렴
•전계완: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은.
•하헌기: 0에 수렴한다. 아니라면 선거 룰을 놓고 저렇게 싸울 필요가 없다. 최근 메시지도 본인은 네거티브가 아니라지만 사실상 각을 세우는 방식이다.
•전계완: 룰이 불공정하다며 거부해 버릴 수도 있지 않나.
•하헌기: 거부하면 그냥 신문 지상에서 사라진다. '나 불출마한다'가 뉴스가 되고 다음 날부터는 다른 후보들 경쟁으로 지면이 채워진다.
•전계완: 측근들이 반발하는 방식이 이해가 안 된다.
•하헌기: 선호투표제가 정 전 대표에게 불리한데, 불리한 이유를 측근들이 말할 수가 없어서 그렇다. 단순다수대표제는 한 표만 이겨도 이기니 네거티브를 촉진한다. 비전 경쟁을 하다가도 상대 표를 깎으려고 '저 사람을 심판하기 위해 나를 찍어달라'고 한다.
선호투표제는 1·2·3순위를 쓰니, 상대 지지층의 2순위에 내 이름이 들어가야 유리해서 네거티브를 하기가 껄끄러워진다. 네거티브를 하면 그 지지층은 2순위에 나를 안 쓰니 네거티브를 소강시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룰을 아는 플레이어들이 전략적으로 움직이면 비호감도가 가장 높은 후보에 대한 배제 투표가 된다는 것이다. 2·3위 후보들이 서로 2순위를 밀어주면 1위 후보라도 3순위로 밀려 불리해진다.
정 전 대표 측이 스스로를 비호감이 높은 후보라고 여긴다면 선호투표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 할 때처럼 지지율이 80~90%면 의미 없는 얘기지만, 본인들이 박빙이라 생각하면 룰에 민감해진다.
‘분산투자’ 아닌 ‘디커플링’ 과정
•전계완: 김어준 공장장이 거리를 뒀다고 보나.
•하헌기: 보수층은 '자산 리밸런싱', 정청래와 김민석에 대한 분산 투자라고 하지만 내 평가는 다르다. '문·조·어·래·유'가 디커플링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1~2주 사이 그 말을 쓰는 사람이 확 줄었다.
문재인-이재명 회동, 고민정 의원 출마라는 두 모멘텀이 '문'과 '조·어·래·유'를 분리시켰다. 정청래가 하는 건 개인이 하는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조국 대표는 일베 때려잡기 같은 걸로 정신없으니 남은 건 '어'와 '유'인데, 유시민 작가가 개인 채널을 판다는 얘기가 돌더라.
김어준 입장에서는 유 작가의 말에 다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는데 가치 판단으로 묶이는 건 싫을 것이다. 유 작가가 대통령을 들이받는 상황이니 디커플링이 필요하다고 볼 만하다. 김어준 입장에서는 김민석 전 총리에게도 정청래 전 대표에게도 공정하게 대하는 태도가 가장 효과적이다.
민주당에 ‘친석’은 없어
•전계완: 결선투표제냐 선호투표제냐 같은 핵심 쟁점을 아예 안 다루더라. 일부에서 얘기하듯 사업상 불리해서 빠진 건가.
•하헌기: 추론해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드러난 행위로 보면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 '친석'이라는 개념도 김어준이 만든 것인데, 김민석 총리 인터뷰에서는 이성윤 의원이 네거티브로 공격하는 부분을 오히려 털어주더라. 진영의 스피커로서 겉으로라도 중립적인 척은 하려는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
•전계완: '친석'이라는 단어는 어떤가.
•하헌기: ‘친명'이라고도 하니 작명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건 없지만 당내에 친석이 있나? 계파로서 친명 외에 존재하는 건 친문, 친청 정도다. 김민석 총리가 독자 세력을 구축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공은 과를 범해도 되는 라이선스가 아니다
•전계완: 김어준을 어떻게 규정하나.
•하헌기: 비즈니스맨, 유튜버로 규정한다. 언론인이지만 저널리즘 윤리를 안 지킨다고 본다. 장인수 기자 사건 같은 건 명백한 언론 윤리 위반인데 책임 의식이 없다. 언론인이라 평가하기 곤란하다. '정치 사업'이다.
•전계완: 현실 정치를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큰데 책임도 있어야 하지 않나.
•하헌기: 본인이 그렇게 살겠다는데 방법이 없지 않나. 질문을 뒤집어야 한다. 거기에 휘둘리는 게 공당의 역할과 책임으로 맞느냐는 것이다. 장인수 기자 사건 때 공정하게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 조선일보나 TV조선이었다면 강하게 물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걸 비판하니 지지층에서 '김어준이 민주 진영에 공이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고 하더라. 공은 과를 범해도 되는 라이선스가 아니다. 그런 인식이라면 언론 개혁의 잣대는 '민주 진영에 공이 없는 언론'에만 들이대겠다는 얘기고, 언론 탄압이다. 나는 민주당이 휘둘리는 것, 공당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을 더 강하게 질타하는 편이다.
장인수 기자 건은 이재명 정부 공격, 사실상의 해악
•전계완: 뉴스공장이 제 역할을 하려면 다양한 패널을 다 불러 토론시키는 역할을 해주면 안 되나.
•하헌기: 매체를 만드는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고, 그 여파와 비판은 다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그런 방식이 당내 영향력을 계속 강하게 가져갈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매불쇼를 예를 들면 예전엔 이준석, 김재섭·천하람 같은 사람들도 나왔다. 그러다 내란 국면을 거치며 조국·민주 진영만 부르게 됐다. 그러면 구독자의 성질이 바뀐다. 강한 사람에게 치받는 것만큼 어려운 게 자기 고객에게 쓴소리하는 것이고, 구독자 이탈을 더 무서워하게 된다. 구독자 구성이 바뀌면 그들이 듣기 싫어하는 얘기를 못 한다. 경제적 타격을 받으니까. 그러면 지금 같은 사태를 맞는다. 다른 얘기를 해야 하는데 하면 싫어하고, 사면초가가 누적되고, 신뢰를 잃고 결국 쪼그라든다.
•전계완: 이번 논란으로 구독자가 더 빠져나갔다.
•하헌기: 듣고 싶은 얘기 위주로 아이템과 패널을 짜니 그에 맞는 사람들만 온다. 그러다 방향이 한번 틀어지면 이탈한다. 사회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림픽공원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부정선거 음모론, 시초가 누구인가. 세월호 고의 침몰설, 황우석 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사과한 적이 없다.
민주 진영이 온정적으로 넘어간 건 윤리적으로 옳아서가 아니라, 강력한 기득권과 싸우는 과정에서 나온 무리한 의혹 제기였다고 봐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인수 기자 건은 그런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를 타격하는 것이다. 행위로 치면 사실상 해악이다.
레거시 미디어 전체보다 영향력 크지만 구속 안 받아
•전계완: 뉴스공장의 의제 설정이 논란과 분열의 진원지가 됐다고 본다. 전당대회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하헌기: 영향력으로 치면 기존 레거시 미디어를 다 합친 것보다 크다. 집권 여당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제할 장치가 없다. 조선일보나 방송국의 편향성·불공정성을 비판할 때는 영향력을 근거로 통제해야 한다고 했고 실제로 방안을 많이 만들어 왔다. 방송사는 신문법·방송법의 통제를 받는다. 그에 준하거나 더 큰 영향력을 가진 김어준은 어떤 구속도 받지 않는다. 영향력만 누리는 것이다. 그런 대상을 언론이라고 해줘야 하나. 대안 언론이라고 하려면 규정도 적용받아야 한다.
•전계완: 다른 유튜브도 마찬가지 아닌가.
•하헌기: 그래서 다 사업가인 것이다. 다만 지금은 과도기라 애매하다. 저널리스트로서의 자각이 있는 곳도 있지만 기존 법·제도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언론사가 운영하는 유튜브도 정규 방송에서는 언론 윤리를 지키다가 유튜브로 가면 모든 것이 해체되는데, 문제의식을 느끼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사업체를 등록하게 하고, 룰에 따르게 하는 논의가 필요한데 다들 그건 싫어한다.
’촉법’, ’용역’ 표현은 비평 아니라 정치 행위
•전계완: 유시민 작가는 정치에서 완전히 떠났다고 볼 수 있나.
•하헌기: 최근까지 정치 행위를 했다. '촉법’, ‘용역’ 같은 표현은 비평이 아니다. 논거를 갖고 말해야 하고, 어떤 비평이 왜 부적절한지, 무엇이 사실관계에 안 맞는지를 평가하고 해석해야 한다. 그런데 딱지를 붙이는 레토릭으로 끝내버렸다. 프레임 안에 가두는 기술이고, 우리가 당했던 '종북 좌빨'과 똑같다. 설명하지 않고 그냥 전선 안에 밀어 넣는 것이다. 유 작가는 정치적 기술을 쓴 것이다.
•전계완: 왜 그런 단어를 썼을까.
•하헌기: 특정 지지층에 소구되는 용어를 잡아 무기를 준 것이다. 민주 진영에서 누가 얘기를 하면 댓글에 '종북 좌빨'이라고 쓰면 되는 것과 같다. 나도 방송에 나와 반론하거나 비평하면 '촉법이 왔네, 용역이 왔네'가 붙는다. 용역이라는 말은 주체가 있다는 뜻이고, 유 작가가 지목한 주체는 청와대다. 촉법은 법에 저촉되지만 어리니 책임을 안 진다는 뜻이다. 즉 '쟤들 얘기는 소신도 아니고 타당하지도 않고 자리와 이익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논박 없이 편하게 몰아넣을 수 있는 용어가 '촉법, 용역'이다.
유시민에 공적 역할 기대한 적 없어
•전계완: 감정적 대응이 사태를 키웠고, 결과적으로 정청래 전 대표가 가장 큰 손해를 본 것 아닌가.
•하헌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 유 작가가 어떻게 할지는 그 사람의 자유다. 겪어보니 자기 진영 사람들의 비판을 견디는 게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자꾸 해명하거나, '내가 옳은데 왜 저러지, 저 사람들에게 네트워크나 카르텔, 작전이 있는 거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본인의 인식을 수정해야 하는데 그럴 생각은 별로 없어 보인다.
•전계완: 공적 역할을 기대했는데, 그냥 '작가'로 봤어야 했나 싶다.
•하헌기: 나는 그런 기대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유 작가의 이런 패턴을 몇 년 전 페이스북에서도 똑같이 비판한 적이 있고, 비판했다고 욕을 먹었다. 2022년 대선 전 다스뵈이다에서 '이찍남·일찍남' 유형을 나눠 얘기한 적이 있다. 굳이 그럴 이유가 있나. 우리를 찍을지 윤석열을 찍을지 고민하는 사람도 있는데 선거 전에 젊은 남성들을 그렇게 후려칠 필요가 있나. 그 저변에는 20대 남자는 여성에 비해 게임이나 하고 시간이 많고 노력을 안 한다는 식의 인식이 깔려 있었다. 그것도 갈라치기다.
같은 편일 땐 갈라치기 인식 못해
•전계완: 중간에 있는 사람은 기분 나빠 떠나버린다.
•하헌기: 상당수 지지층은 동의했을 것이다. '우리 편은 아니니까, 내가 욕먹는 게 아니니까' 갈라치기로 인식을 못 한다. 반면 회색지대 사람들은 갈라치기라고 느낀다.
내란 국면에서는 다르게 작동한다. 그때는 통합적 행보를 하면 안 되고 갈라쳐야 한다. 다음 대선, 총선, 예산, 법안 같은 헌정의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정치인 ‘일상의 시간’에서 이분법을 강요하면 폐해를 낳는다. 반면 공화국 자체가, 헌정이 타격받는 ‘헌정의 시간’에선 이분법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폐해를 낳는다.
서부지법 폭동에도 이유가 있으니 들어보자며 타협하는 건 다 공화국의 적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유 작가가 적과 나를 갈라쳤을 때 사람들은 그를 '신경안정제'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일상의 시간’으로 넘어오면 같은 논법이 갈라쳐진 상대에게는 매우 기분 나쁜 것이 된다. 게다가 이번 갈라치기는 보수 세력이 아니라 진영 내부에서 벌어졌다. 유 작가는 늘 그랬는데, 사람들은 같은 편일 때는 그걸 갈라치기로 인식하지 못하다가 자기가 당하니 갈라치기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토론과 논쟁이 이뤄지는 민주당은 건강하다
•전계완: 지방선거 이후 한 달 열흘, 토론과 논쟁과 숙의 과정을 보면 회복 탄력성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하헌기: '대통령을 흔든다'고 표현하지만,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하면 윤석열 정부 시절 국민의힘 같으면 그냥 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치받는 사람이 있고, 또 그게 아니라고 논쟁한다. 국민의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민주적이다.
•전계완: 결국 이런 토론과 논쟁의 과정이 대한민국을 살찌운다.
•하헌기: 2030이 이념이나 담론, 철학이 아니라 이익과 손에 잡히는 실용을 추구한다고들 한다. 나는 그게 뒤집힌 진단이라고 본다. 실용을 추구해서 담론을 기피하는 게 아니라, 기댈 만한 이념과 담론이 없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는 조국 사태로 파산했고,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도 파산했다. 방향성이 없으니 당장 손에 잡히는 게 중요해진 것이지, 담론이 싫어서가 아니다.
뒤집어 말하면 담론과 이념과 철학을 복원하면 다시 지지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하겠다는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우리가 설득력을 갖추는 것이다. 우리가 지지를 받아 덩치가 커지면 해결되는 문제가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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