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민심 이탈이 주된 요인증시 폭락과 민주당 내분 동시에 겹쳐

- 4050 핵심 지지층에서 균열대통령 지지는 빠지고 당 지지는 남았다

- 임박한 세제 개편안이 마지막 뇌관시장 안정·당정 정렬이 지지율 반등의 분기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 경고등이 켜졌다. 30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53%, 부정 평가는 37%였다. 2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내려 NBS 기준 취임 후 최저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7~29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다. 앞서 한국갤럽 이달 넷째 주 조사에서는 긍정 51%, 부정 38% 3주 연속 내렸고,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0~24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긍정 46.3%, 부정 49.5%로 긍·부정이 역전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2주 만에 5.9%포인트가 빠졌다.

 

기관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방향은 같고, 내림세는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하락의 구조를 읽는 일이다. 특정 정책에 대한 반발이 전 계층으로 퍼진 결과라기보다, 핵심 지지 기반 내부의 균열이 시작된 결과에 가깝다.

 

어느 계층에서 무너지고 있나

 

하락 국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0대와 50대다. 두 세대는 출범 이후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보내온 핵심 기반이었다. KSOI 조사에서 40대 긍정 평가는 64.9%에서 59.9%로 내렸고, 특히 50대는 69.8%에서 57.6% 12.2%포인트 하락했다. 갤럽 조사에서도 40대 긍정 평가는 5%포인트 내렸다. 하락세는 조사기관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성격은 단순한 이탈로 보기 어렵다. 정당 지지율과 나란히 놓으면 드러난다.

 

KSOI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가 57.6%까지 급락한 50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에서는 59.4%로 오히려 결집했다.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갈라선 것이다. 이들이 진영을 이탈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정책 판단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고령층의 이동도 뚜렷하다. KSOI 조사에서 60대와 70대 이상 긍정 평가도 각각 9%포인트, 13%포인트 내렸다. 보유세 강화 논의가 본격화한 시점과 겹친다. 문재인 정부 시기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직접 겪어 세제 개편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강한 세대다.

 

지역에서는 서울의 이탈이 가장 두드러진다. 갤럽 조사에서 서울은 긍정 평가가 47%에서 43%로 내리며 부정 평가(48%)에 역전당했다. NBS에서도 서울은 49%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고, 서울 응답자의 60%가 부동산 정책을 부정 평가했다. 반면 인천·경기는 54%였다. 수도권 전반이 아니라 서울에 집중된 현상인 셈이다. 갤럽은 중도층과 무당층의 이탈도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2030은 이번 하락을 주도한 층이 아니다. 이미 빠져나간 뒤 돌아오지 않고 있는 층이다. NBS에서 20대는 긍정 28%·부정 41%, 30대는 긍정 43%·부정 50%였다. 이탈 시점은 이번 하락 국면보다 앞선다. 지지율이 흔들리기 전에 치러진 6·3 지방선거를 총선 지역구 단위로 재구성한 시사저널 분석에서, 민주당이 두 자릿수로 앞섰던 신촌동·화양동·회기동 등 대학가는 모두 국민의힘 우위로 뒤집혔다. 청년층은 이미 떠났고, 남은 지지 기반에도 균열이 시작됐다.

 

세 개의 축, 서로 다른 책임 소재

 

하락 요인은 세 갈래다. 세 축은 성격도, 책임 소재도 다르다. 첫째, 부동산이다. 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 1위는 '부동산 정책'(22%)이었다. 정부 부동산 정책 긍정 평가는 3 51%에서 이달 26%로 급락했다. 넉 달 만에 절반이 사라졌다. 국정 성과 항목이던 부동산이 최대 부담으로 바뀌었다. NBS에서도 부정 56%, 긍정 33%로 흐름은 같았다.

 

여기에 대통령 본인의 문제가 겹쳤다. 리얼미터는 분당 아파트 '근저당 매매' 논란을 하락 요인 첫손에 꼽았다. 이 대통령 부부가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팔면서 17억여원을 나중에 받기로 하고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안이다. 대출 규제로 매수가 막힌 실수요자들에게 이 방식이 어떻게 읽혔을지는 분명하다.

 

둘째, 자산시장이다. 이 축은 부동산의 부수 효과가 아니라 독립 변수다. 코스피는 6 18 9063.84로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했고, '1만 시대'가 가시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리고 28 10.84%, 29 5.98% 무너져 5663.24로 주저앉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상 처음 2거래일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코스닥도 662.68로 밀렸다. 여섯 주 만에 고점의 37%가 사라졌다.

 

계기는 대외 요인이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과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겹쳤다. SK하이닉스는 29일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고도 9.61% 급락했다. 지수의 방향까지 정부가 만든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하락 폭이다. 6월 말 대비 28일까지 하락률은 한국이 28.9%, 미국 0.4%와 일본 11.0%, 타이완 9.8%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부동산이 역대 모든 정부가 실패한 구조적 난제라면, 증시의 진폭에는 정책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국내 증시는 극도로 쏠린 구조였다. 금융위원회 자료를 보면 코스피 대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말 34%에서 이달 52%로 높아졌다. 두 종목이 시장의 절반을 넘긴 상태에서, 정부는 바로 그 두 종목에 레버리지를 얹는 상품을 승인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전후 35거래일을 비교하면 코스피 하루 평균 장중 변동 폭은 1.9배로 커졌다. 골드만삭스는 증시 급락의 배경으로 레버리지 ETF가 촉발한 프로그램 매도를 지목했다.

 

당국의 대응은 뒤늦게, 반복적으로 나왔다. 금융위는 이달 16일 신규 상장·광고 금지 등 보완책을 내놨다. 시장이 진정되지 않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저녁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를 열었다. 개인별 투자 한도를 총투자금액의 20% 이내로 묶어 총량을 관리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올리는 조치는 31일부터 기존 투자자에게까지 적용된다. 긴급 상황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만든다.

 

문제는 순서다. 시가총액 864조원이 사라진 뒤에 나온 대책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9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뿐만이 아닌,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며 증시의 구조적 변동성 요인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당국 스스로 변동성의 원인을 자신이 승인한 상품과 시장 구조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세 축 가운데 정책 판단의 책임이 가장 뚜렷한 영역이다.

 

셋째, 당심이다. 8·17 전당대회가 친명계 후보군과 정청래 전 대표의 대결, 이른바 '명청대전' 구도로 굳어지면서 노선 갈등이 격화됐다. 대통령이 아니라 당권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지만, 승패가 입법 우선순위와 국정 뒷받침의 방향을 좌우한다. 리얼미터는 기탁금 논란과 경선 갈등,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추진에 따른 입법 강행 부담을 민주당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KSOI 조사에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이 과반이었다. 당원 표심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이 일반 유권자에게는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왜 반등이 어려운가

 

첫 번째 이유는 세 축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어서다. 하나가 진정되면 다른 하나가 터지는 구조다.

 

두 번째 이유는 여당이 당권 투쟁에 매몰돼 방어막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데 있다.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41.3%, 국민의힘은 40.6% 2주 연속 오차범위 내 접전이 이어졌다. 반면 갤럽 조사에서는 민주당 44%, 국민의힘 23%였고 NBS에서도 민주당 40%, 국민의힘 21%였다. 간극은 조사 방식(전화면접과 자동응답) 차이로 해석되지만, 한쪽 지표에서 여당의 우위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사실 자체는 무겁다.

 

세 번째 이유는 아직 오지 않은 변수다. 정부는 늦어도 8월 초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주택 수 중심 과세를 자산가액 중심으로 전환하고, 보유세는 점진적으로 강화하되 거래세는 완화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용' 1주택의 보유세 인상이 핵심으로, 거주용·중저가·지방 주택은 보호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미 역풍을 계산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3일 대토론회에서 보유세와 관련해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 해도 3배는 올려야 한다"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집값 거품 붕괴에) 대비는 해야겠다"고 말했다. 지지율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그 각오가 실제 여론의 반응을 감당할 수 있느냐다.

 

여기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기억이 겹친다. 두 정부 모두 집값 급등 국면에서 세제로 수요를 잡으려 했고, 민심은 "집값은 못 잡고 세금만 올린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집값 급등의 주된 원인을 세제가 아닌 공급 부족에서 찾는 분석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정책의 옳고 그름과 무관하게 '세제 강화는 곧 심판'이라는 학습효과가 굳어져 있다.

 

이번 국면에는 두 정부와 다른 지점도 있다. 세제보다 규제가 먼저 나왔고, 그 유탄이 정작 실수요자에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노원·도봉·강북은 집값 상승 폭이 크지 않았음에도 10·15 대책으로 강남과 동일한 3중 규제를 적용받았다. 강남권에서는 현금과 증여·상속으로 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가 다수 포착된 반면, 이 지역 입주자 대다수는 실수요자이면서 대출 비중이 높아 직격탄을 맞았다. 규제는 자산가를 비껴가고 실수요자를 때렸다. NBS에서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규제 완화 의견이 우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년층이 먼저 떠나고 4050이 흔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지지율 반등의 조건

 

역설적이지만 반등의 근거는 존재한다. 50대에서 대통령 지지는 급락했지만 민주당 지지세는 여전하고, NBS에서 민주당 지지는 오히려 2%포인트 올랐다. 지지층이 진영을 바꾼 것이 아니라 판단을 유보한 상태다. 유보는 되돌릴 수 있다. 관건은 세 축을 같은 언어로 다루는 일이다.

 

부동산에서는 세제의 강도보다 순서가 문제다. 실거주 1주택을 보호하고 거래세를 낮추는 설계라면 방향 자체는 시장 요구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규제가 자산가를 우회하고 실수요자에게 집중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보유세만 얹으면, 이번에도 같은 계층이 두 번 얻어맞는다. 세제 개편안이 실수요자 부담 완화를 앞세우지 못하면 4050의 균열은 이탈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산시장에서는 설명이 먼저다. 투자 한도와 예탁금을 조이는 사후 수습은 시작됐지만, 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 두 종목에 레버리지를 허용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다. 부동산과 증시는 중산층에게 분리된 의제가 아니라 하나의 자산시장 신뢰 문제다.

 

당내 문제는 가장 단순하다. 반대 여론이 과반인 의제를 전당대회 선명성 경쟁의 소재로 계속 소비하면, 대통령 지지율은 정책 성과가 아니라 당내 소모전에 묶인다. 반등 여부는 전당대회 이후 당이 국정 뒷받침으로 방향을 되돌릴 수 있느냐에 달렸다.

 

50% 안팎의 지지율이 낮은 숫자는 아니다. 문제는 그 숫자를 떠받치던 기반에 균열이 생겼다는 데 있다. 핵심 지지층이 흔들린 뒤의 회복은 중도층 이탈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부동산 민심, 자산시장 심리, 당심 균열을 동시에 관리하지 못하면 국정동력은 더 빠르게 약해질 것이다. 시장이 안심하고, 중도층이 납득하고, 지지층이 다시 결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과 메시지를 재정렬해야 지지율 반등도 가능하다.

•고재학 | 에디터(전 한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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